한시빙어2-3

767. 경복의 왕손 얼굴 옥 같았는데

701-800
작성자
aesan73
작성일
2025-10-10 11:31
조회
3

767. 경복의 왕손 얼굴 옥 같았는데


景福王孫顔似玉

경복의 왕손 얼굴 옥 같았는데 1)

庭前有草年年綠

궁정 앞 방초는 연년이 푸르네.


事後風塵同水洗

사변 후의 풍진은 물에 씻은 듯 2)

夢中日月如梭促

꿈속에 세월은 북처럼 재촉했네. 3)


禁林寒鳥來驚耳

궁궐 숲엔 철새들 귀 놀래 키고 4)

太摧枯荷愁極目

심히 마른 연 하염없이 시름하네. 5)


卉賊晴侵丙子始

북 오랑캐 침략 병자에 비롯하고 6)

當時政令無團束

당시의 정책은 단결되지 못했네. 7)

_____

1) 경복왕손(景福王孫): 경복궁의 왕족, 옥처럼 귀하였지만 지금은 다 어딜 가고 고궁 뜰엔 꽃과 풀만 해마다 푸르게 다시 핀다는 무상(無常)을 읊는다.

2) 사후풍진(事後風塵): 북적대던 일들[events]의 온갖 먼지 또는 6.25전쟁 뒤의 티끌은 물로 씻은 듯 사라졌다는 표현이다.

3) 여사촉(如梭促): 베틀의 북과 같이 빠름.

4) 금림한조(禁林寒鳥): 금림은 궁궐에 딸려 일반의 접근이 금지된 동산 숲이나 정원이고, 한조는 북쪽에서 겨울을 나기 위해 우리나라에 날아오는 철새들. 이에 시인은 6.25전쟁에 중공군이 침략했던 것과 같은 의미를 맞춘다.

5) 태최고하(太摧枯荷): 태최는 극도로 꺾이고 말라빠진 연(蓮), 이어지는 수극목(愁極目)은 눈길 끝까지 곧 그 모습 바라보는 눈 끝에는 한없는 시름뿐이란 표현.

6) 병자시(丙子始): 병자 곧 1636년에 일어난 병자호란(丙子胡亂)이 처음이란 말이다. 앞의 훼적(卉賊)은 호적(胡賊)과 같은 뜻으로 북쪽의 오랑캐를 얕잡아 부르는 말인데 이때 훼(卉)는 칡베 옷[卉服]을 입은 북쪽 야만인이란 표현과 같은 맥락으로 북적(北敵)과 같으니 북쪽의 오랑캐와 확실하게 전쟁을 했던 것은 병자호란이 처음이란 뜻이 된다.

7) 정령(政令): 임금의 명령이나 정부가 발표하는 정책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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